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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구

르포르타주 만화 페르세폴리스 서평

by 으치타치 2022. 7.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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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평소에 중동 쪽 문화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란에 대해서는 묘하게 관련 내용을 접할기회가 적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중동의 맹주이지만 아랍이 아닌 페르시아여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다행스럽게도 관심은 많지만 아는게 적었던 저는 우연한 기회에 르포르타주 만화 페르세폴리스를 지인으로부터 추천 받았습니다. 강하게 호기심이 생겨서 사방팔방으로 책을 구매하려고 알아봤지만, 국내 독자에게 저 먼 나라 이란에 대한 관심이 적어서 일까요? 2005년도에 출판된 오래된 이 책은 이미 절판된지 오래였습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심정으로 지역 도서관 소장목록을 알아보니 다행히 가까운 도서관에 1, 2권이 모두 있었습니다. 한 걸음에 달려가 책을 빌려서 금방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혹시나 저처럼 이란에 대해 관심이 생겨서 페르세폴리스를 읽은 사람에게 도움이 될까 싶어서 간단하게 서평을 공유드리고자 합니다.

르포타주 만화란?

먼저 서평을 말씀드리기 전에 르포타주 만화에 대해 간단히 설명드리고 싶습니다.

르포타주만화는 분명 만화지만 만화같지 않은 만화입니다. 최근에 전세계적으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마블, DC 같은 만화를 우리가 보는 이유는 무었일까요?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초능력자들의 박진감 넘치는 엑션과 드라마를 보기 위해서 일 것입니다. 하지만 르포타주(Reportage)는 프랑스어로 기사/보도를 의미합니다. 즉, 사회현상을 최대한 픽션없이 그대로 기록한 만화입니다. 얼핏보면 논픽션과 만화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단어지만,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논픽션을 만화로 녹여냈을때 강한 전달력과 메세지를 갖습니다.

그것이 바로 르포르타주 만화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페르세폴리스에 대해 

페르세폴리스-표지

그럼 이제 페르세폴리스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페르세폴리스는 작가 본인인 마르잔 사트라피의 일대기를 그리고 있는 만화입니다.

크게 1, 2권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1권은 마르잔이 6살 때부터 청소년인 14살까지의 일대기를 이란의 여러가지 중요한 세가지 역사적 사건과 함께 그리고 있습니다. 2권은 유럽으로 넘어간 마르잔이 서구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다가 결국 이란으로 돌아와 스스로 다시 자아를 찾는 과정을 그립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1권은 정말 인상깊었지만, 2권은 크게 와닿는 포인트가 없었습니다. 아마 제가 페르시아 여성이 유럽에 적응하지 못하고 가치관에 많은 혼란을 느끼는 그 감정선을 알지못해서, 시나리오에 공감하지 못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따라서 본 서평은 1권에 대한 이야기만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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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 속에서 이어지는 일상

앞서 말씀드렸다 싶이, 이 책은 이란역사에서 정말 중요한 3가지 사건을 어린아이인 마르잔의 시야로 서술한 만화입니다. 첫번째 사건은 샤 정권 아래의 억압통치, 두번째 사건은 1979년에 발생한 이란혁명 그리고 마지막 사건은 1980년부터 1988년까지 벌어진 이란/이라크 전쟁입니다.

 

이 3가지 사건은 이란사람이 아닌 외부인의 시야에서, 그것도 해외토픽으로 보면 엄청난 비극일 것입니다.  예를들면 보통의 서유럽의 부유하고 안전한 나라에서는 3가지 사건 중 1가지 사건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란은 1978년 부터 1988년까지 독재, 혁명, 전쟁이 10년동안 줄지어 일어났습니다.

 

이런 큰사건들이 줄지어 일어났기 때문에 이란에 대해서 논하는 대부분의 미디어와 도서는 모두 역사적 이유와 배경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곤 합니다.

예를들어 팔라비왕조의 쿠데타와 미국과의 거래 그리고 호메이니의 이슬람혁명 마지막으로 사담후세인이 이란에 처들어간 이유와 같은 역사적 사건에 대해서만 말합니다. 하지만 이 만화는 팔라비왕조가 어떻게 쿠데타를 했는지 또 호메이니가 어떻게 이란혁명을 만들어 냈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말하지 않습니다. 

이 만화는 6살 어린아이인 마르잔(평범한 이란사람)이 바라보는 이란의 혼란 대해서만 담담히 그려냅니다.

 

저를 포함해서 대부분의 유럽, 아시아의 외부인들은 이란에 대해 전쟁터, 핵미사일 같은 부정적이고 비극적인이미지로 연상되는 아비규환 같은 모습을 상상할 것입니다. 하지만 받아들이기 어려운 비극 속에서 마르잔의 삶과 일상은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예를들어, 마르잔과 가족들은 이라크의 폭격속에서도 친구들과 경찰의 눈을 피해서 포도주를 마시며 몰래 파티를 합니다. 또 아이의 반항적인 마음으로 스니커즈를 신고 팝음악을 몰래 구해서 듣습니다. 하지만 아침에 일어나보면 친구집은 이라크의 폭격을 받아서 폐허가 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마르잔의 일상과 비극은 뗄 수없게 얽혀 있습니다. 그래서 이 만화가 더 현실적이고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이 만화는 담담하게 "이란에 구세주는 없습니다"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팔라비왕조의 독재를 타도하기 위한 이란사람들의 피 맺힌 혁명운동은 이란 이슬람혁명으로 바뀌었습니다. 사람들은 변화와 행복을 기대했지만 하지만 바뀌는 건 없었습니다. 독재는 똑같이 이어졌습니다. 독재하는 기득권만 바뀌었을 뿐입니다. 이란의 석유를 탐내는 이라크의 침공이 일어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독재정권은 소년병들을에게 천국으로 가는 열쇠를 쥐어주며 그들을 전선으로 내보냅니다. 몇 번이나 전쟁을 끝낼 수 있었지만, 전쟁은 8년동안이나 이어집니다. 그들에게 이란사람들의 안전과 목숨 글고 존엄성은 안중에도 없습니다. 

만화 속에서는 사담후세인도, 팔라비왕조도 호메이니도 등장하지 않지만 역사적 사건은 어린아이 마르잔의 시야에서 더 피부에 와닿게 느껴집니다.

 

혹시 시간이 된다면 꼭 읽어봤으면 좋겠습니다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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